소금꽃밭 위 피워낸 몽환의 예술

2025-09-17 / 소금꽃밭 위 피워낸 몽환의 예술에 댓글 닫힘

칼럼

도1 · 도2 최경순, 〈일월부상도1, 2〉, 2021, 순지, 분채, 소금기법,각 75×47㎝

민화는 단순한 그림에 지나지 않고 우리의 삶과 문화가 녹아든 소중한 예술이다. 세월이 지나도 변치 않는 그 아름다움이 계속 전해질 수 있길 마음 속 깊이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민화의 역사와 기법에 대해 꾸준히 공부하는 것은 중요한 덕목이다. 

한 줄기 빛처럼 

날씨가 따스하고 싱그러워 벌써 여름의 기운이 느껴지는 듯하다. 하루하루 더 활기차고 기분 좋은 변화로 가득 차는 시기인 만큼 저마다의 마음에도 행복이 자리잡길 바란다. 민화를 시작한 건 32년 전 큰아이 초등학교 방과후 학부모 참여 수업으로 민화를 접했을 때였다. 처음에는 자신이 없어 망설이다 초본이 있다는 이야기에 자신감을 얻어 시작하게 되었고, 모란도, 연화도부터 시작해 여러 그림들을 접하게 되면서 민화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노후를 재능기부하면서 살아보자는 마음으로 요즘에는 그렇게 사람들에게 아름다움을 나누는 삶을 살고 있다. 그러면서 역시 느끼는 건 민화는 단순한 그림이 아니라는 것. 우리의 삶, 문화, 깊은 신앙이 깃든 소중한 예술임을 다시금 깨닫는다. 세월이 지나도 변치 않는 그 아름다움은 한 줄기 빛처럼 다가와 마음속 깊은 곳에 울림을 준다.

도3 최경순, 〈봉황도〉, 2024, 순지, 분채, 소금기법, 108×296㎝

소금기법을 시작하며 

바탕지의 다양한 소재에 관심을 가지면서 소금기법에 도전했다. 소금이 고대부터 아주 귀한 물품이었다는 점이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변하지 않는 성질 때문에 충성심을 나타내기도 하고 병사들의 봉급을 소금으로 주어 돈의 역할도 했다고도 한다. 

‘salary’라는 영어 단어의 어원도 소금을 뜻하는 라틴어 salarum에서 유래되었듯 소금은 돈을 상징한다. 한국에서 ‘평양감사보다 소금장수’라는 말이 있을 정도니, 소금은 곧 재산이었다. 이렇게 귀한 소금으로 소금꽃밭을 만들고 그 위에 전통과 현대를 융합하면서 나만의 메시지를 독창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돌이켜 보면 참 많은 실패를 했고 조금씩 새로운 모습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보면서 만족감과 신비감을 느끼며 작품을 탄생시켰다. 소금기법은 독특한 결정이 만드는 얼룩효과 덕에 몽환적인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밑색 작업과 바림 여러 번 반복하면 색이 변해 오묘한 매력을 가지게 되어 그림의 완성도가 높아진다. 앞으로도 모두에게 귀한 소금과 같은 재물이 쌓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계속 작업을 이어가고자 한다. 

도4 최경순, 〈책가도〉, 2016, 순지, 분채, 소금기법, 50×50㎝

도5 최경순, 〈군학도〉, 2022, 순지, 분채, 소금기법, 70×130㎝

민화작가가 가져야 할 덕목이란 

민화를 통해 과거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고, 그들이 염원했던 행복과 평안의 뜻을 현대인이 함께 나눌 수 있다. 화폭에 담긴 상징과 색감은 세대를 초월하여 오늘날 우리에게 여전히 큰 가르침을 준다. 자연과 동물 그리고 인간의 삶을 그린 그림들은 그 자체로 하나의 이야기를 품고 있다. 민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단지 그 아름다움을 즐기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깊은 의미와 가치를 함께 나누는 소중한 전파자들이다. 관심과 애정이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민화의 아름다움을 전하고 우리의 전통과 문화가 더 빛을 발 하게 된다. 민화작가에겐 예술적인 기법을 이해하고 실력을 쌓는 것뿐만 아니라, 그 이상의 태도와 철학을 갖추는 것 또한 중요하다.

짚어볼 몇 가지 요소 중 첫 번째는 ‘전통에 대한 존중과 현대적 해석’이다. 전통적인 기법과 소재를 존중하되, 이를 현대적 시각으로 재해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통을 따르면서도 그것을 자신의 스타일로 발전시키는 창의성이 요구된다. 두 번째는 ‘꾸준한 학습과 연구’이다. 민화는 그 자체로 깊은 역사와 상징성을 내포하고 있기에 작가로서 그 상징이나 기법에 대한 연구와 학습은 필수적이다. 끊임없이 새로운 기법이나 재료에 대한 실험을 통해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 수 있다.

도6 최경순, 〈쌍학서상도〉, 2024, 순지, 분채, 소금기법, 자개가루, 136×70㎝

세 번째는 ‘자기개발’이다. 꾸준한 자기개발과 새로운 시도는 작가로서의 성장을 이끌어낸다. 기술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적, 역사적 배경에 대한 이해도 중요하다. 네 번째는 ‘고객과의 소통’이다. 민화는 종종 개인의 의뢰를 받아 그리기도 하는데, 그래서 의뢰자의 요구사항을 잘 이해하고 작품에 그 의미를 잘 담아내는 능력도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긍정적인 태도와 인내’를 꼽을 수 있다. 민화 작업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경우가 많기에 인내, 꾸준함, 끈기는 작품의 완성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덕목이다.

이외에도 지속적으로 민화의 역사적 배경과 기법을 배우고 다양한 작가와 의 교류를 통해 자극을 받는 것도 성장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최근 전통 민화를 기반으로 현대적인 재해석이 활발해 민화 체험이나 전시도 많이 열리고 있으며, 패션이나 디자인 요소로 응용 되기도 한다. 예전보다 더 예술적으로 인정받고 있어 전통적인 기법과 소재를 사용해 많은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확실히 고무적이다. 앞으로의 민화가 기대되는 요즘이다. 

출처 : 민화뉴스(https://www.minhwanews.co.kr)